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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DIVE 새로 읽기] 월간 유행 ⑫ 키치함과 우아함 사이


현대카드 스토리지 토일렛페이퍼(TOILETPAPER) 국내 최초 전시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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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은 ‘현대카드 DIVE’와 함께 당신의 취향을 저격하는 트렌드 ‘월간 〈유행〉’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야외활동이 힘든 요즘 ‘힙스터들은 무얼 하는지’ ‘삶의 질을 올려주는 생활필수템은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을 일깨우는 소소한 힌트, 월간 <유행>에서 찾아보세요.




‘키치(Kitsch)’는 미학 관련 독일어 단어로, 사전적 의미는 ‘저속한 예술품’, ‘대량 생산된 싸구려 상품’을 지칭한다. 20세기 중반 팝아트의 등장으로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고급 문화에 대한 조롱과 저항으로 이를 모방하는 저속하고 통속적인 키치 문화가 새롭게 부상했다. ‘키치하다’, ‘키치적’, ‘키치룩’ 등 스타일을 의미하는 단어로 일상 생활에서 향유되는 키치 장르는 예술, 패션 등 문화 콘텐츠 영역에서 무궁무진하게 확장해가며 대세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일상과 상상의 거침없는 콜라주

화려하고 도발적인 색채와 강렬한 비주얼로 키치함의 정수를 보여주는, 단 몇 번의 발행만으로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독립매거진 ‘토일렛페이퍼(TOILETPAPER)’의 국내 최초 전시가 지난 10월 8일부터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에서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이슈메이커인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과 광고ㆍ패션 사진계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해온 사진작가 피에르파올로 페라리(Pierpaolo Ferrari)가 2010년에 함께 만든 토일렛페이퍼(TOILETPAPER)는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적인 세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Courtesy of Toiletpaper Magazine

‘토일렛페이퍼’라는 별난 이름은 새롭게 시작할 출판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이 한창이던 2009년 어느 날 화장실에 앉아 있던 카텔란의 뇌리를 스친 한 단어, ‘toiletpaper’에서 출발했다. 토일렛페이퍼는 쉽게 쓰고 버리는 화장지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간단하고 사실적인’ 매거진을 콘셉트로, 글이나 광고 없이 순수하게 이미지만 담은 아트 북에 가깝다.

최근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토일렛페이퍼의 본사 스튜디오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었는데, 마치 놀이공원의 긴 줄을 연상케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 ‘일상과 상상의 거침없는 콜라주’ 원문 보러가기

토일렛페이퍼 전시 하이라이트

<TOILET: The Studio>는 토일렛페이퍼의 거침없는 상상력과 독특한 미학이 담긴 공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밀라노 본사 스튜디오를 서울 이태원 스토리지에 그대로 재현했다. TOILETPAPER의 스튜디오 정문을 통해 밀라노로 가는 비밀통로를 지나면 TOILETPAPER의 오피스와 함께 거실과 주방, 정원 등의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붉은색 립스틱을 들고 있는 네 개의 손이 커다랗게 그려진 건물의 붉은색 문 너머로 형형색색의 뱀들이 몸부림치듯 꿈틀거리는 화려하면서도 기이한 검은 방의 풍경은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

화려한 이미지들로 가득한 만화경의 공간

토일렛페이퍼 매거진에서 보았던 다양한 작업들이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와 러그, 거울, 조각상, 갖가지 장식 소품에 콜라주 되어 있는 스튜디오는 마치 화려한 만화경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살아있는 듯 눈을 깜박이는 활짝 핀 장미로 덮인 안락의자, 여러 가지 빛깔의 뱀들이 꿈틀거리는 테이블, 소스 범벅인 스파게티로 뒤덮인 조명, SHIT이라고 외치는 붉은 입술이 그려진 벽 등은 마치 각기 저마다의 삶과 일상을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Installation view of TOILETPAPER: The Studio, Storage by Hyundai Card, Seoul, 2021

기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브제

거실에 놓여있는 사람 키만한 선인장과 커다란 새알의 결합. <신(God)>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1972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귀도 크로코(Guido Crocco)와 프랑코 멜로(Franco Mello)가 디자인한 <선인장(Cactus)>을 토일렛페이퍼가 패러디한 작품이다. 커다란 새알을 선인장 양쪽에 붙임으로써 마치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토템물인듯, 도발적이고 기묘한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자세히 살펴보면 옷걸이 기능을 지닌 재미있는 가정용 디자인 제품이기도 하다. 그 밖에 묘비처럼 생긴 스툴, 살아있는 개구리를 넣은 햄버거 접시 등 토일렛페이퍼의 오브제들은 흥미로운 동시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혐오와 함께 놀라움을 주는 등 기이하고 애매모호한 분위기로 우리의 시선을 현혹한다.

Installation view of TOILETPAPER: The Studio, Storage by Hyundai Card, Seoul, 2021

위트와 섬뜩함이 공존하는 이미지

카텔란과 페라리는 주로 몸을 소재로, 심리적 긴장감으로 가득 찬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신체의 각 부분들, 눈과 입술, 코, 손가락, 다리 등은 처음부터 몸의 전체에서 독립되었던 것처럼 나타나며, 다른 요소들과 자유롭게 결합시킴으로써, 일상적인 우리의 몸은 새로운 풍경으로 재구성된다. 강렬한 색채와 더불어 신체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동화적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몸은 마치 꿈의 세계, 무의식의 비밀스러운 영역, 환상, 착란, 내면의 불안함을 투영한 스크린처럼 보인다. 상식과 관습을 뒤엎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토일렛페이퍼의 작업은 우리의 감각을 환기시키고, 새로운 상상력과 창의적 사고로의 열린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Installation view of TOILETPAPER: The Studio, Storage by Hyundai Card, Seoul, 2021

▶ ‘밀라노로 가는 비밀통로, 토일렛페이퍼 전시 하이라이트’ 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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